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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아름다운 친구" 투고글
이름 : 박병대비뇨기과
'예술의전당 회원음악회'를 다녀와서

"늦은 봄날의 즐거움"

박병대(예술의전당 회원)

이제 얼마밖에 남아있지 않은 늦은 봄날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던 오후였다. 요즘 온통 듣는 이야기라고는 우울한 소리 뿐 이었는데 목마른 가슴에 시원하고 청량한 생명수 같은 소리의 향연이었다고나 할까. 올해로 세 번째로 열린 '예술의전당 회원음악회'는 특히 나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는 연주회이다. 우연한 기회에 예술의전당 회원에 가입하게 된 것뿐만 아니라 작년에 두 번째로 열렸던 '예술의전당 회원음악회'에서는 직접 무대에 출연하는 행운을 얻기도 했기 때문이다. 많은 음악회가 무대에 올려지고 있지만 사실 관객이 직접 무대에 서는 이색적인 시도가 이루어진 음악회는 많지 않다. 음악회에 직접 출연함으로써 다른 시각에서 즐길 수 있었던 경험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이 음악회를 통해서 현실에서 해결하고픈 여러 가지 바램들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 주었던 것이 무엇보다도 좋았다. 일반인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고자 노력했던 예술의전당의 적극적이고 열린 마음에 또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나라 공연 예술의 현주소는 그리 밝은 면만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공연 단체마다 재정난과 관객부재 같은 어려움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끊임없이 개선하려 노력하며 공연예술의 중심지로 꿋꿋하게 서있는 예술의전당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친구의 한사람으로 외로운 여정에 찬사를 보내며 아울러 당부의 말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음악애호가 및 일반 시민들에게 대중예술의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기획공연을 더욱 활성화 해야할 것 같다. 물론 해를 거듭할수록 보다 나은 기획력으로 많은 공연이 올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공연의 질이 중요하지만 객석이 텅 빈 공연장은 반쪽짜리 놀이마당인 것이다. 공연예술이란 연주자의 현장감 넘치는 무대 행위와 관객의 감동으로 이루어지는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것이다. 무대와 객석 중 어느 한곳이라도 부족함이 있다면 그 순간에 공연의 생명력은 소실된다. 예를 들어 축구경기장에 관중이 없어 맥빠진 경기를 하는 선수들과 썰렁한 응원석에서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우리 축구가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로 온 나라가 축구의 열풍에 휩싸여가고 있고 여기에 우리 국가 대표팀의 기량이 날로 일취월장하여 축구 강국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축구 경기장마다 관중이 인산인해를 이룬 것처럼 우리 공연예술도 월드컵과 같은 멋진 기획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무대의 존재 이유는 공연자와 관객이라는 필요 충분조건이 모두 갖추어질 때만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연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요즘 들어 예술의전당의 공연장마다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추세라고 보는데 그런 의미에서 예술의전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1989년도부터 실시되고 있는 '교향악축제'는 기획력이 매우 돋보이는 대표적인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관객을 객석으로 오게하는 몫도 기획력의 차이에 따라 희비가 교차한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 사은품을 제공했을 때 매출이 증가하듯이 관객으로 하여금 공연 이외의 요소로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공연 관람횟수의 누적에 따라 포인트 점수를 산정하여 무료공연 감상 기회를 제공하거나 입장권 예매시 우선권을 부여한다든지 하는 식의 제도도 시도해 볼 만하다.

둘째, 예술가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중심지로 자리 매김 해야한다. 유망한 신예 음악가에게 무대연주 기회를 제공해 준다든지 예술의전당이 인증하는 훌륭한 예술인을 위한 후원회를 조직하여 우수한 예술가를 키우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재정적인 뒷받침이 우선되어야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는 방안은 기존에 운영중인 후원회를 활성화하는 방안과 함께 보다 많은 업체와의 자매결연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앞에서 언급한 두가지 제안과 더불어 '아름다운 친구'의 회원인 나에게도 다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첫째, 월간 '예술의전당'에 소개된 기획기사를 한편이상 숙독하여 음악의 이해와 폭을 넓히도록 노력하겠다.

둘째, 공연예술의 참 맛을 느끼기 위해 공연장을 자주 찾겠다. 물론 그보다 먼저 입장권을 예매한다면 기다리는 설레임을 즐길 수도 있겠다. 연주될 작품이 수록된 음반을 미리 구입하여 감상한다면 '음반의 소리'와 '연주회장에서의 소리'를 차이를 비교하며 즐길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다시 한번 나에게 공연예술에 대한 생각을 하도록 한 이번 '예술의전당 회원음악회'를 감상하게 된 것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오래된 친구로부터의 안부 전화를 받은 듯한 훈훈한 느낌으로 멀어져가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아쉬워하며 푸른 생명력으로 가득찬 여름을 힘차게 맞이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등록일 : 200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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